[🍵술레터]연말에는 역시 소주

2021. 12. 23.

[🍵술레터]연말에는 역시 소주

안녕하세요, 술영입니다. 술 한 잔, 레터 한 장(a.k.a. 술레터)의 두 번째 레터를 보내드리네요. 날이 추웠다 더웠다 편차가 너무 심한 와중인데, 잘 지내셨을까요? 항상 따뜻하게 입고 건강 유의하셔요.

서울은 거리 두기 단계가 아주 격상되었어요. 저는 10월부터 연말 약속을 잡았었는데요, 그때부터 기다려왔던 많은 약속이 취소되었답니다. 너무 슬퍼요. 빨리 코로나가 사라지고 다 같이 오랜만에 얼굴 보는 날들이 왔으면 좋겠네요.

오늘의 술 #소주

크리스마스라 와인 이야기를 해볼까 생각했지만, 연말엔 역시 소주죠! (지난 레터와 언행 불일치) 지난 레터가 궁금하다면? >>

모든 음식에 두루두루 어울리고, 여럿과 함께하기 좋은 술은 역시 소주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 소주가 유난히 달았던 건, 연말을 맞아 소주 소비가 늘어나면서 회전율이 높기 때문일까? 싶기도 해요. 갓 나온 신선한 소주일수록 달다고들 하잖아요.

이쯤이면 소주 브랜드마다 라벨이나 병뚜껑도 새로운 옷을 입어요. 올해 진로 라벨은 루돌프, 참이슬은 산타 모자를 썼어요. 별거 아닌데 괜히 찍게 되는 귀여움💕

소주를 생각하면 매해 낮아지는 도수에 통탄할 따름입니다. 제가 스무 살이 되던 해, 저희 지역 소주는 19도가 넘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저도수 바람이 불더니 더 낮아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도수가 낮아지니 소주에서 비린 맛이 나기 시작했어요. 소주를 꿀꺽하고 삼킬 때 목구멍에서 역류하는 듯 한 바퀴 도는 느낌? 아마 그때부터였던 것 같아요. 소주라고 다 같은 소주가 아님을 깨달았을 때가. 그리고 내 마음의 소주를 찾기 위해 여행을 가면 꼭 지역 소주를 먹어보곤 했답니다. 그렇게 알게된 저의 최애 소주는 전에는 잎새주(도수 낮추기 전), 지금은 참소주입니다.

소주 이야기를 하니 또 안타까운게 있어요. 왜 애플에는 소주 이모티콘이 없는 걸까요? 제가 🍵 이모티콘을 소주라고 생각하고 쓰고 있긴 하지만 초록병은 아니잖아요. 여전히 항상 아쉬워요. 빨리 K-소주가 여기저기 알려져서 소주 이모티콘이 등장할 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혹시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 다들 보셨나요? 주인공들은 미쏘(미지근한 소주)를 사랑하는데, 주변에 물어보니 미쏘를 극혐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저도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는 미쏘를 싫어했던 것 같아요. 다들 그런 경험 있잖아요. 술집에서 소주를 여러 병 한꺼번에 시켜 놓았다가, 다시 시원한 소주로 바꿨던 경험.

그런데 어느 순간 미지근한 소주도 좋아졌어요! 미지근한 소주는 매력적이니까요! 제게는 나름 미쏘를 먹는 방법이 있는데요, 먼저 소주잔 반 잔 정도를 입에 털어놓고 볼 가득 머금어요. 그리고 코로 후- 하고 알콜 냄새를 날려주세요. 이렇게 하면 알콜 냄새는 나지 않고 은은한 단맛이 입에 가득할거에요. 쌀로 만든 술답게 고소한 향도 난답니다. 그 상태에서 입에서 약간 데워진 미지근한 소주를 꿀-꺽 하고 넘겨보세요. (꼴-깍말고 꿀-꺽이 중요해요!) 이렇게 넘기면 목넘김이 찬 소주보다 훨씬 좋답니다. 만약 미쏘가 왜 좋은지 모르겠다면 이렇게 드셔보세요. 그리고 소주는 가장 자주 먹는 술이니까, 종종 소주 이야기로 다시 찾아올게요!

술토리 #그때그시절

회사에서 처음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동갑이자 비슷한 연차의 친구들이 있었어요. 술도 좋아하고 흥도 좋아하고 노는 것도 좋아했던 우리는 빠르게 가까워졌고, 회사에서 힘든 점을 서로 나누며 의지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다들 새벽 세시는 너끈히 넘길 수 있는 체력이라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오래오래 함께했고요. 그렇게 한 번 두 번 같이 술을 먹다보니 술정이 들어버렸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이가 되었어요. 지금은 모두 다른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여전히 잘 만나고 있어요.

함께 나눈 술잔만큼 연차도 쌓여갔는데요, 요즘 만나면 #그땐그랬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달까요. 이번 연말을 맞아서도 함께 만났는데, 우리가 꽤 오래 만났구나 싶었던 느낌을 제대로 받은 술자리였어요. 다들 신입을 벗어나 팀장으로, 중간 관리자로 일을 하면서 대화의 주제가 바뀌었다고 할까요. 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대화 주제들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철없음을 함께 부끄러워하기도 하고요.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다들 같은 생각이었는지 함께 뿌듯해하기도 했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함께 나가고 있는 술친구들이 있나요? 볼 꼴 못 볼꼴 봐가면서 서로 깔깔거리면서 그때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나요?

여기 술 마시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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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 온슬

🔊 담소 나누기 적당한 분위기

💬 안주들이 진짜 맛있어요!

성수 메인 거리 근처에서 술집을 찾기는 정말 애매한 것 같아요. 와인바가 많기도 하고 괜찮다고 소문난 술집들은 많이 기다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온슬은 아직 덜 알려진 보석같은 술집이에요. 맛있기도 하고, 메뉴를 다 고르고 싶을 만큼 라인업이 좋아요. 조금 소개해보자면 수육, 회, 파스타, 단새우, 바지락 술찜, 소고기 전골, 항정살 무침, 소등심 튀김 등 다양합니다. 그리고 가게의 적당히 후끈한 온기가 술을 불러요😆😆

📌 선릉 신동궁뼈숯불구이

🔊 와글와글 시끌시끌

💬 매콤한 안주가 끌릴 때

💬 노란 장판에 앉아 먹고 싶을 때

🚽 화장실 한 칸 유의

✅ 좌식이라 신발을 벗어야 합니다!

매콤한 게 끌릴 때, 가장 중요한 건 매콤함의 결인것 같아요. 내가 엽떡 같은 매움을 원하는지, 아구찜의 매움인지, 마라의 매움인지, 닭발의 매움인지. 그 어떤 매움의 결에도 속하지 않을 때, 뼈숯불구이가 정답이 될 수 있어요. 달달하지만 맵싸하고, 볶음밥까지 볶아 먹으면 아주 든든합니다. 서비스로 나오는 감자탕 국물과, 양배추 샐러드와의 조합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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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레터는 당분간 요일과 시간에 상관없이 2주일에 한 번 보내드릴 예정이에요.

저번 설문을 받아보니 모두가 원하는 시간과 요일이 다르더라고요!

어느 시점에 가장 많이 보시는 지 확인 하고, 고정적으로 보내드릴 날과 시간을 정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당분간은 갑작스럽게 메일이 가게 될 수도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으셨고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오늘 술레터는 어떠셨나요?

술레터(술 한잔, 레터 한 장)
2smming@kakao.com

수신거부 Un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