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술레터]소주가 유난히 달다면, 화요 어때요?

2021. 12. 10.

안녕하세요, 술영입니다.

드디어 술 한 잔, 레터 한 장(a.k.a. 술레터)의 첫 번째 편지를 보내드리네요.

기꺼이 구독 버튼을 눌러주시고,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는 열심히 먹고 마신 이야기들을 부지런히 편지에 적겠습니다.

술에 대한 선호는 없습니다. 당(연히). 모(든). 술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술에 대한 날카로움은 사실 없습니다.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소소한 술자리들의 이야기와 맛있게 먹은 술, 좋은 술집을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으로 전해 드릴게요!

오늘의 술 #화요

요즘 소주가 답디다. 인생이 쓰지도 않은데 소주가 달아요. 그럴 땐 화요를 한 병 시켜요. 화요는 무가당 소주니까요. 화요를 먹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스트레이트로 먹거나, 얼음을 타서 먹거나, 토닉을 섞어 먹는 방법이 있어요. 물론 후자가 가장 대중적인 방식이죠.

저는 화요를 시킬 때마다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얼음을 타서 먹을 것이냐 화요 토닉을 해서 먹을 것이냐. 탄산을 먹으면 배가 불러 잘 먹지 않는 편인데도 화요 토닉을 매정하게 떨쳐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한 통 가득 담긴 얼음과, 투명 유리컵, 상콤해 보이는 레몬을 못본척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화요 토닉(이하 화토)을 기가 막히게 타는 분이 계셨어요. 여태까지 화토는 화토가 아니었구나, 깨달을 정도로 제게 진정한 화토 타는 법을 알려주신 분입니다.

① 먼저 유리컵에 레몬을 하나 넣습니다.

② 얼음 집게로 레몬 속살 부분을 마구 짓이깁니다.

③ 얼음을 넣고 화요와 토닉을 1:1 비율로 섞습니다.

④ 밑에 가라앉은 레몬을 잡고 술의 위로 아래로 올렸다 내리며 탄산과 함께 섞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정말 레몬을 넣는 이유가 납득이 가는 맛이 납니다.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모르셨다면 꼭 이렇게 드셔보세요! 완전 추천! 그리고 어제 또 다른 분께 하나 배웠습니다.

⑤ 섞은 술에 얼음을 넣은 후, 술의 표면에서 빠르게 몇 번 얼음을 휘저어주는 것!

이렇게 하면 술이 빠르게 시원해져 더 맛있는 화요 토닉을 즐길 수 있다고 해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화요 토닉을 먹을 때 더 맛있는 건 화요 41도 입니다. 화요 41도는 파는 음식점도 잘 없고, 왠지 중후해 보이는 패키지 떄문에 꺼리시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그런데 꼭 추천드리고 싶어요.

화요 25도 토닉은 가볍게 먹기 좋은 펀치 같은 느낌이라면, 화요 41도 토닉은 호텔바에서 먹는 칵테일처럼 가득찬 맛입니다. 처음 먹었을 떄 술의 밸런스가 좋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 느꼈어요. 그리고 토닉 특유의 톡 튀는 단맛을

비싼 초콜렛의 단맛처럼 바꿔주기도 해요. 회나 안주류에 두루두루 어울리고 텁텁하지 않게 깔끔하게 넘어가니 기름기 있는 안주들과도 조합이 매우 좋습니다. 나중에 술자리에서 만약 25도와 41도를 선택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꼭 41도로 한 번 먹어보세요!

술토리 #오랜만에만난친구

정말 오랜만에 고등학교때 친했던 친구를 만났어요. 고향을 떠나 서울로 학교를 온 것도 비슷했고, 둘 다 처음 일을 시작하게 된 업계도 비슷했지만 한 5년 전부터는 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어요. 만나자고 말만 하고 계속 야근이나 갑작스런 고향 방문 등으로 못만나다 드디어 이번에 만났습니다.

5년 만에 만났는 데도 어제 본 것처럼 어색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성장(?)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요. 전에 만난 친구와 저는 사회 초년생일 시절이라 뭐가 그렇게 서럽고 그렇게 힘들었었는데, 지금은 짬에서 오는 바이브가 느껴졌어요.

친구는 전에도 술을 잘 마셨는데 이젠 완전히 락지자의 길로 들어선 모양이었어요. 자꾸 도라에몽처럼 가방에서 하나 둘 나오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초정탄산수 복숭아맛 캔이 나오더니 숙취해소제 환, 갑분 크런치 초콜릿까지 나왔어요. 술을 먹으면 단게 당긴다며. 그리고 소주를 초정탄산수와 1:1 비율로 섞기 시작했어요. 소주잔에 소주를 딱 절반 붓고나서 탄산수를 표면장력으로 따른 다음 제게 딱 주면서 '한 번에 다 마셔' 하는데 반했잖아요. 그리고 이런 소술메(소울 술메이트)를 오래 못보았다니 아쉽기도 했어요. 사실 주식에 오기 전에 웨이팅에 지쳐 옆 편의점에서 캔맥주 500ml를 원샷 했을 떄부터 느꼈어요. 그치, 우리 술 좋아했지.

아니 게다가 안주가 너무 맛있는 거죠. 맛있다고 말은 들었지만 김치찜이 가마솥에 나오다니요. 크기도 꽤 컸어요. 따뜻한 조명이 가득한 술집에서 보글보글보글 김치찜이 끓어가는 소리를 들으며 먹는 김치찜은, 2시간 넘게 기다린 수고가 한 번에 사라지는 맛이었어요. 사이드로 시킨 닭껍질 교자도 미쳤더라고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 샤오룽바오 처럼 육즙도 가득해 쓰읍- 하고 육즙을 들이 마셔야 했죠. 그렇게 미간을 한껏 찌푸려 가며 안주 한 점에 소주+청정탄산수와, 안주 한 점에 소주+토닉과, 안주 한 점에 소주, 소주, 소주를 들이부었어요. 그렇게 얼큰하게 취해서 집에 돌아왔어요. 집에 들어오는 길에 생각하는 데 오늘 술자리가 너무 웃기고 재밌는 거예요. 5년 만에 만나서는 어제 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아하고, '우리 왜 이제야 만났지' X 50번 정도 이야기 하고, 가방에서 초정탄산수를 꺼내는 모습이 자꾸 생각나고. 안주 한 입마다 감탄했던 무아지경의 술자리. 가장 좋았던 건 역시 오랜만에 만난 친구 덕분일거에요. 오랜만에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친구!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안부를 물어가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던 날이었어요.

Q.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가 있나요? 최근에 만났던 오래된 친구 이야기가 궁금해요.

*지지자 불여 호지자, 호지자 불여 락지자 - 공자 : 아는 이는 좋아하는 이만 못하고, 좋아하는 이는 즐기는 이만 못하다.

최근엔 이런 곳에 다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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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수역 2002 횟집

🔊 왁자지껄한편

🚽 건너편 공용화장실 사용, 휴지 있고 깨끗

💬 신선한 활어회를 먹고 싶을 때!

아저씨들의 찐바이브 맛집. 2002 횟집입니다. 여긴 진짜 다 필요없고 회가 쫀득하고 신선해요. 내륙에서 먹는 회는 큰 기대 안하는데 여긴 다릅니다! 그리고 안주 라인업이 미춌어요... 오징어 통찜, 해산물 등이 착한 가격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만원 대) 특히 해물라면은 옆자리 아저씨들이 마지막 국물까지 비우고 가길래 궁금했는데,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니 꼭 추천해요. 대신 가게가 비좁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겨울이잖아요?(따뜻)🎇

📌 삼각지 주식

🔊 룸은 정말 조용하고, 바깥 자리도 무난

💬 사람이 많아서 좋아하는 안주가 다 다를때

맛있는 안주랑 술을 먹고 마시고 싶을 때

✅예약 필수(웨이팅 너무 길어요)

오늘은 정말 맛있는 안주에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때 가기 좋은 술집입니다. 술쟁이들의 심장을 두드리는 메뉴가 아주 많습니다. 소꼬리 수육, 우거지 전골, 등갈비김치짐, 개세튀김, 와규찹쌀육전, 가리비와사비그라탕, 미나리새우전, 새우고추튀김 등등 듣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지는 메뉴가 많아요. (된장술밥 등의 든든한 사이드 메뉴도 있어요) 가게 분위기는 깔끔하고 따뜻합니다. 좋은 사람들과 연말 모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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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할게 있어요. 사실 이 첫 편지를 목요일에 보내기로 약속했지만 첫 레터부터 데드라인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메인 로고를 만들겠다고 몇 년만에 켜본 포토샵이 제 발목을 잡을 지는 몰랐어요(ㅠㅠ) 오늘 새벽에 원고를 완성하고 바로 보낼까 하다 그래도 많이 볼 만한 시간대가 나을 것 같아 금요일 퇴근 전, 모두가 둥둥 떠있을 시간에 보내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생각이 궁금해요! 첫 레터는 어떠셨는지, 그리고 술레터는 언제 받아보시는 게 편하실지! 설문조사에 참여해 주시면 저는 더없이 기쁠 거 같아요💛

이번 주도 모두 고생많으셨고, 행복한 퇴근길 되시고 주말도 왕행복하게 보내세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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